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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 투쟁기 서평>

나무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다. 작은 종자 하나에서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싹을 틔우는 일에서부터 잎을 만들고, 줄기를 키우고, 뿌리를 키우고,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만드는 어느 것 하나 거저 되는 법이 없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씌어졌다. 나무를, 자연을 그저 정신적 위안처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나무는 또 하나의 긴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무에게서 일어나는 살 떨리는 삶의 현장들을 정확하게 인정해야 한다. 나무로부터 받는 위안은 도피적 위안이 아니라 지구상 생물들의 숙명적 삶을 이해함으로써 얻는 공감적 위안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참나무가 아닌 신갈나무이어야 했으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 치열한 투쟁사이어야 했다. 이제 신갈나무는 숲의 전사이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알리는 투쟁가가 된다.
_머리말 중에서

신갈나무 투쟁기는 '신갈나무'의 관점에서 바라본 숲의 모습을 생동감 있는 표현력으로 나타낸 책이다.
어미 신갈나무의 박해사부터 어린 신갈나무가 도토리로 시작하여 점점 강인한 나무로 성장해 숲에서 다른 식물들과 상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무'라는 주제가 다소 전문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마치 문학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도록 소박하고 잔잔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점은 나무와 인간의 삶은 모양과 형태만 다를 뿐 결국 똑같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때로는 경쟁상대에게 치이기도, 조력자에 의해 더 성장하기도 하면서 울고 웃는 삶. 허나 마지막에는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삶. 

이 모든 것이 식물과 인간의 꼭 빼닮은 점이다.

신갈나무의 꽃

신갈나무의 꽃은 꽃이라 하기에 언뜻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생략된 것이 많다. 진달래가 가진 분홍의 꽃잎도, 개나리가 가진 노란색의 꽃잎도, 목련이 가진 흰색의 꽃잎도, 그리고 장미가 가진 그 멋진 꽃받침도 없는 단출한 꽃이다. 

신갈나무의 꽃을 기억하는 이가 드물다. 아니 꽃이 핀다는 것 자체를 알아주는 이도 드물다. 하기야 사치스러운 꽃잎도 아름다운 꽃 색도 향기로운 냄새도 갖추지 못했으니 몰라주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알아주는 이 없다고 해서 꽃을 피우지 않을 수 없으며 화려하지 못한 꽃이라 해서 그 사명을 비껴간 적도 없다.

186p

모든 생명체의 속성, '죽음'

그저 흙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이치이거늘, 이처럼 단순하고 명쾌한 순리가 어 디 있는가. 땅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 다음 세대를 위해 자양분으로 돌아가는 일, 미련이 있을 수 없다. 죽는 일이란 모든 생명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 속성이 아닌가. 죽는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가장 결정적이면서도 불변하는 성질이다. 

293p

<2017 디자인 트렌드 서평>

디자인트렌드2017은 4차 산업 혁명을 맞이하여 앞으로의 사회, 기술, 환경이 어떻게 디자인을 통하여 발전하고 변화할 것인지 알려준다. 

’디자인이 4차 산업혁명과 무슨 상관이지?‘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기존에 디자인은 외면과 포장에 집중된 내용이라고 한다면 4차 산업에서 디자인은 어떤 식으로 기술이 디자인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디자인은 단순 표면적인 모습을 떠나 우리 삶의 기술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기반은 ’디자인씽킹‘이고 디자인씽킹이 어떻게 기술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기존의 3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의 폭발적인 증가였다면 4차 산업은 제조업과 IT의 연결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무작위하게 많은 물건을 찍어낸다고 팔리지 않는다. 소비자는 현명해지고 까다로워졌다. 소비자들이 보는 것은 그 물건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IT의 고도화된 기술과 제조업이 합쳐져 소비자가 원하는, 조금 더 삶에 밀접한 품목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주변의 물건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사용자의 편의를 최우선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IOT(Internet of things)이고 ‘사물인터넷’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4차 산업의 전부는 아니다. 인간과 물건의 밀접해지는 관계가 4차 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씽킹

디자인씽킹은 기존에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통하여 문제의 해결에 접근하는 방식을 말한다. 디자인씽킹은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창의적인 전략이다.

디자인씽킹은 또한 전문적인 디자인 관행보다 문제를 숙고하고, 문제를 더 폭넓게 해결할 수 있기 위하여 이용할 수 있는 접근법이며, 산업과 사회적 문제에 적용되어 왔다. 디자인씽킹은 기술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실행 가능한 사업 전략이 고객 가치와 시장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것으로써 디자이너의 감각과 방법을 사용한다.

기술: 경험의 확장

소유보다 경험이 중요해지는 경험소비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의 기술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진화할 것이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에 감각요소를 더하거나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복합 감각 기능을 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매번 다른 환경을 경험하게 해준다. 비주얼적 효과를 극대화 시켜 감각적이면서도 희소성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경험제공이 가능하다. 터치 센서, 마이크, 가속계를 부착하여 잔의 보여지는 외양을 변화시키는 '히바키 글라스', 스마트 폰을 이용하여 별자리를 생성하는 '인터랙티브 인스톨레이션 프로젝트' 등 새로운 경험들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간 중심의 미래사회, 
기술이 묻고 디자인이 답하다.

이 책에서 제시한 사례들은 최근 몇 년을 전후해 세계곳곳에서 두각은 보인 디자인적 사고의 흐름과 산업계의 동향을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조사하고 정리,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이 우리 삶에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과 그 중요성은 향후 수십 년간 진행될 4차 산업혁명의 스타트라인을 끊고 우리사회가 더욱 인간 중심 사회로 발전해나가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주제이다.

- 디자인 트렌드 2017 에필로그 -